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호주 중앙은행(RBA)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며 4.1%로 금리를 동결했습니다.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인데, 몇 달 안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.
4일 CNBC를 비롯한 외신은 호주 중앙은행(RBA)이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.10%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. 이번 결정을 앞두고 로이터가 설문 조사한 31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은 금리 동결(15명)과 0.25%p 인상(16명)으로 양분화됐었습니다.
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으로, RBA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, 0.1%이던 기준금리를 3.6%까지 올렸다. 이후 지난 4월 한 차례 금리를 동결한 뒤, 5월과 6월 2개월 연속 금리를 올렸다가 3개월 만인 이날 다시 금리 동결을 한 것입니다.
RBA가 3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으로 보이는데,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이날 회의 후 성명을 통해 "인플레이션을 목표치(2∼3%) 안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간 내에 추가 통화긴축이 필요하다"면서도 "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번 달은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"라고 말했습니다. 그는 또 4%가 넘는 기준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시간도 필요해 금리를 동결한다고 설명했습니다.
RBA는 지난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에도 기준금리가 경제와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해 금리 인상을 멈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. 다만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"이사회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할 것"이라고 추가 긴축 의지를 드러냈습니다.
인플레이션 목표를 2~3%로 잡고 있는 RBA는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설명했습니다. 호주 물가는 지난해 12월 8.4%까지 상승했었습니다. 호주 통계당국은 지난 5월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5.6%를 기록, 전달(연 6.8%) 보다 1.2% 포인트나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. 하지만 이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벌어진 일이며 유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.
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RBA 결정을 ‘매파적 동결’이라고 평가했으며, 블룸버그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선 RBA가 연내에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평균 70%로 집계됐습니다.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티엘리언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"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빡빡하고 집값이 강하게 반등하며 임금이 상승하는 상황이어서 8월은 물론 9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"라고 전망했습니다.